윤여정 수컷 카상 수상과 TV조선 신동욱의 ‘앵커의 시선’

 며칠 동안 뉴스에 등장한 윤여정씨가 마침내 오스카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각 언론이 연일 그녀의 시상식 장면과 수상소감에 대해 외신들의 찬사를 소개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권의 행태와 코로나 장기화로 피로에 휩싸인 우리에게 그녀의 수상소식과 상큼한 수상소감은 웃음과 함께 따뜻한 공감을 줍니다.

TV조선에서 시상식 장면을 독점 중계한다고 해서 보고 싶었는데 중요한 일로 시작하는 것만 보고 외출했다가 수상 소식을 들었어요.그러다가 이 방송은 저 방송에서 계속 보여줄 거예요

우리 부부가 다른 방송 소식을 들으면서도 밤 9시 뉴스는 TV조선에서 채널을 고정합니다.

그 이유는 뉴스 끝에 나오는 앵커 시선 때문입니다.

단정한 외모를 가진 신동욱 앵커가 진행하는 은 어떤 사건에 대해서 엽서를 인용하거나 고사성어, 가사도 등장하는 비유법으로 흥분도 넘치지 않게 지적해 줍니다.

그래서 9시 뉴스는 채널 19 고정입니다.

시상식이 있던 그날 에서 신동욱 앵커가 세리의 동요와 시를 인용하면서 절제된 표현으로 그녀의 수상 장면을 보여줍니다.

엄마, 엄마 이리 와, 이거 봐요병아리 대평평 놀러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았어요.미나리의 파란 싹이 돋았어요.

박재훈 작곡의 ‘봄’이라는 동요에 등장하는 미나리 동요도 들려주고 추억을 만들어줘서

잠시 잊었던 김종길 시인의 시 설날 아침에도 만나보셨다니 반갑습니다.

모두 세리가 등장합니다.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갔다가 다시 오는데

새해는 상응하게 따뜻하게 맞이할 일이다

얼음 밑에서도 살점이 숨쉬는 푸른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꾸고 맞이할 일이다.

오늘 아침에 따뜻한 한 잔의 술과 그릇에 스프를 앞으로 꺼냈어

그것만으로도 풍요롭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라

세상은 험하고 인색하다지만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더 먹은 만큼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인 줄 알아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일년이 지나도 또 내려도

어린것들 잇몸에 난다 예쁜 이를 보듯이

새해는 그렇게 맞는 것이다.

세리의 어원도 이제야 알게 됐네요.물의 옛말은 ‘미’, 나리는 ‘나물’이라는 뜻이래요.

이날 밤 앵커의 시선 제목은 ‘미나리를 알아요?’

다른 프로그램 화면입니다.

윤여정이 진행했던 ‘윤식당’과 ‘윤스테이’에서 보여줬던 꾸밈없는 행동과 솔직한 언행이 절로 녹은 그의 수상 소감은 해외에서도 마음이 통할 수 있도록 서로 통하는 듯합니다.

아시아 할머니의 영어도 그렇고 솔직하고 재치있는 그녀의 말과 행동은 당당해요.남을 배려할 줄도 알고 잘난척 하지 않아요. 화면에 등장해 아군 없이 그들을 향한 독설과 안하무인의 SNS 활동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일부 정치인들과는 너무 대비가 됩니다.

방송인이라며 옷맵시와 옷차림, 쿡쿡 웃는 말투에서 불쾌감을 주는 부스스한 머리 있는 사람보다 나이는 많아도 훨씬 고급스럽고 보기 좋습니다.

다른 어떤 세력있는 그들이 등장하여 종부세, 백신 확보, 떠드는 것보다 7년 할머니 윤여정의 수상 장면과 수상 소감으로 웃음이 나왔던 요즘입니다.

작년에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봉준호 감독과 차박리가 푸른 기와집까지 등장했는데, 올해도 그 집에 세리와 윤여정이 함께 나타날지 분명해지면 거기서 나올 일이 그녀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요.개인적으로 아부하고 살았던 집의 주인까지 죽인 기생충보다는 부드러운 미나리가 더 호감입니다만…..